개요
예전에 2009년판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본 적이 있는데, 참 재밌게 봤던 책이었습니다.
이번에 머 책 볼게 없나 싶어서 리디북스를 뒤적거리던 중.. 이 책이 전자책으로 나왔더군요.
그 즉시 질러서 다시 읽었습니다 ^^
내용은 제목 그대로입니다.
팻 도시가 생각하는 기업의 경제적 해자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하나씩 풀어가는 것인데요,
장점이자 단점은 너무 정성적인 분석에 치우쳐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숫자쟁이라서 정성적 분석이 항상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제 부족한 점을 채워주기도 했지만,
또 정성적 분석이란 어찌보면 일개 개미가 파악하긴 힘든 영역이기도 해서...
책 내용을 바로 적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읽어보시지 않았다면 꼭 한번은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참고로 팻 도시의 포트폴리오는,
https://whalewisdom.com/filer/dorsey-asset-management-llc#tabholdings_tab_link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책 내용과 비교를 해가면서 보는 재미가 있어요.
실체가 없는 해자
투자업계에서는 '말에게 투자하지 말고 기수에게 투자하라'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하지만 팻 도시는 '기수'가 아니라 '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하죠.
왜냐하면 회사를 오랫동안 생존하게 하는 것은 회사의 구조적인 특성이며,
이것은 경쟁자가 흉내 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즉 회사의 경영 능력보다 이미 내재되어 있는 구조적인 경쟁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죠.
이는 피터 린치가 이야기하는 것과 동일한 이야기입니다.
일류 CEO가 경영하는 위험한 기업보다 바보라도 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업이 더 낫다는거죠.
그래서 팻 도시는 '실체가 없는 해자'로
1. 뛰어난 제품
2. 높은 시장점유율
3. 운영 효율성
4. 우수한 경영진
으로 꼽고 있습니다.
좀 의아한 내용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결과를 보지 말고 과정을 보라는 이야기같습니다.
점유율 같은 것도 '높은 점유율'을 보지말고 '어떻게 높은 점유율을 달성했는가?'를 보라는 이야기니까요.
진짜 해자
그럼 팻 도시가 꼽는 진짜 해자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1. 무형 자산
2. 전환 비용
3. 네트워크 효과
4. 원과 우위
입니다.
1. 무형 자산
브랜드, 특허, 법적 라이센스 등과 같은 독점권을 가지는 기업을 뜻합니다.
특히 법적 독점권과 특허는 중요하죠. 경쟁기업들에게 진입장벽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2. 전환 비용
이건 팻 도시의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깨달은 내용입니다. 사실 깊게 생각해본적이 없거든요.
결국 고객이 제품을 바꿀때 발생하는 비용을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은행(하지만 전 은행에 전환 비용이 있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습니다.)을 예시로 드네요.
은행을 옮기면서 각종 서류나 자동이체등을 바꾸는 그 귀찮음을 전환 비용이라고 예시를 들었습니다.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예시를 든다면 윈도우 정도가 떠오르네요.
윈도우 10에서 11로 업그레이드 하는것도 귀찮고, 혹시나 호환성이 안 맞을까봐 걱정되는데,
리눅스 같은 OS로의 교체는 생각도 못하죠.
스마트폰 브랜드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제가 애플제품만 쓰는 이유가... 이제 안드로이드로 옮긴다면 이 어플들을 다 다시 사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좀 있거든요
한가지 의아한 점은, 페이스북(FB)입니다.
현재 팻 도시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인데....
과연 페이스북에 전환비용이란게 존재가 할까요??
전 전환비용이 0에 가깝다고 생각하거든요.
SNS이용자들은 언제든 페북과 인스타를 떠날수 있고(실제로 우린 싸이월드와 카카오스토리를 겪었습니다.)
메신저 이용자들도 언제든 떠날수 있죠. (우리 연배의 사람들은 MSN메신저와 네이트온을 기억하실 겁니다.)
이용자들의 전환비용이 없는데, 그렇다면 주 수입원인 광고주들은??
광고주들이야 말로 전환비용이 전혀 없죠. 광고야 다른데서 하면 되니...
현재 페이스북 매출의 대부분은 광고에서 나오는데, 이게 전환비용이 있다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물론 페이스북은 다른 해자가 있습니다. 대표적인게 뒤에 나올 네트워크 효과지요.
3. 네트워크 효과
'사용자 수가 더 많을수록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가 증가'하는 것을 네트워크 효과라고 합니다.
앞서 말한 페이스북은 네트워크 효과가 강력한 기업이죠.
SNS와 메신저라는게 나 혼자 쓴다고 좋은게 아니니까요.
또 다른 예시로는 윈도우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PC사용자가 윈도우를 쓰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프로그램들이 윈도우에 맞춰지고,
그래서 네트워크 효과와 전환비용이 생기고 있죠.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마이크로 소프트는 대답합니다. 불과 5~6년전만 하더라도 망해가는 회사의 대명사인게 믿겨지지가 않네요.)
또 다른 예시로는 쇼핑몰 사이트가 있습니다.
아마존, 알리바바, 우리나라의 예시로는 쿠팡인데요,
결국 판매자와 구매자가 모여서 해자를 구축하니, 신규 기업은 진입장벽이 생겨버립니다.
4. 원가우위
어찌보면 가장 기초적인 해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웨슬리 그레이나 켄 피셔도 경제적 해자는 매출원가가 낮은 것이다 할 정도였으니까요.
원가가 낮으면 가격경쟁력도 생기고, 불황이 와도 버틸 힘이 생깁니다.
저같은 경우 해자가 있는 기업을 살피기 위해 매출총이익률을 자주 사용합니다.
머... 이것은 딱히 의견을 더 보탤 것도 없는 내용이네요.
기업은 원가를 낮추기가 참 힘듭니다.
침식되는 해자
해자는 영원하지 않습니다. 시대가 변하면 산업이 변하고, 해자역시 변합니다.
30년전만해도 신문사는 강력한 해자가 있었지만(그래서 버핏이 선호했죠.) 지금은 해자가 전혀 없습니다.
필름 카메라 역시... 아니 이제 디지털 카메라까지 해자가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걸 실시간으로 지켜봤구요.
그래서 자신이 투자한 기업들의 경쟁력을 계속해서 감시하고 해자가 침식되고 있는지 확인을 하여야 합니다.
투자했다고 끝이 아니구요. 투자한 이후에서 기업을 추적하는 일을 계속 해야합니다.
공격당하는 해자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1. 기술의 발전
2. 산업구조의 변화
전 그 말이 그 말 같은데... 결국 시대의 변화인거죠.
그런데... 과연 우리같은 개미가 이것을 잘 캐치할 수 있을까요???
시대의 변화를 앞서 생각할 수 있으면 제가 이렇게 방구석에서 책이나 읽고 있진 않겠죠 ㅜㅜㅜ
그래서 머리로는 알겠지만.. 과연 제가 이런걸 잘 캐치할 수 있을까? 라는거엔 좀 회의적입니다. ㅜㅜㅜㅜ
전 숫자로 판단하는게 더 편하고, 숫자는 늘 후행적이니까요...
총평
이제까지 정리한 내용 이후에 가치평가에 관한 내용이 더 있지만,
이 부분은 이 책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닙니다. 더 좋은 책이 많아서 생략하구요...
주식쟁이들이 아주 자주 말하는 '경제적 해자' 라는 단어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책입니다.
해자라는 것에 대해 막연하게가 아닌,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 할 수 있게 도와주네요.
저에게는 제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정성적 분석에 대한 틀을 제공해줘서 좋았습니다.
저도 발전을 좀 했는지 예전에 읽었을 때랑 또 다른 느낌이 들더라구요 ^^
두고두고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p.s 이 책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적 해자 실전 주식 투자법"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팻 도시의 책보다 좀 더 구체적이지만 펀드광고의 느낌이 많이 나서... 전 별로였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해자'를 읽으신 뒤 복습 겸 '경제적 해자 실전 주식 투자법'를 읽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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